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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교육정책은 사회적 형평성과 맞물린다. 새로운 정책이 등장하면 이것이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보다 얼마나 공정한지부터 따져 본다. 현재 대학 신입생의 약 2/3를 선발하는 학생부 전형도 그러한 맥락에서 ‘깜깜이 전형’이니 ‘금수저 전형’ 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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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도 사회적 맥락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공정성이나 형평성에 대한 고민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적어도 ‘교육’정책이라면 미래 사회에 대처할 학생들의 능력을 얼마나 키워줄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이치에 맞다.

 

 예컨대 정시전형을 확대하자는 논의도 그렇다. 공정성이야 담보할 수 있겠지만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답을 찾는 능력이 과연 미래 사회에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형평성만 내세워 덥썩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최근 일각에서 프랑스 바칼로레아식 논술 시험의 도입을 고려하는 모양이다. 발빠른 일부 학원들이 벌써 프로그램 구상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관련 뉴스가 등장하자마자 맨 먼저 뜨는 기사는 역시 ‘사교육비 증가’, ‘또 다른 금수저 전형’ 등의 우려다. 주관식 서술형 학습과 평가가 학생의 지적 능력 향상에 미칠 영향은 뒷전이다.

 

 사물에 대한 이해력은 대상을 다각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의 다각성에 비례한다. 사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저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쪼개어도 보고 맛도 보고 만져도 봐야 한다. 객관식 시험은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토론이나 글쓰기를 중시하는 이유다.

 

 당장 바칼로레아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프랑스의 제도가 우리나라에 꼭 맞다는 보장도 없다. 제도의 도입 여부는 우리 사회의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다. 다만, 또 다시 본말이 전도된 논의 속에서 교육의 본질이 흐려질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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